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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은 어디에서 오는가? OFF THE BALL

 특정 클럽을 구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색깔을 보면 된다. 레알 마드리드는 흰색, 바르셀로나는 파랑-빨강 줄무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은 서로 붉은색의 왕좌를 두고 치열하게 다툰다. 그들의 색은 오랜 시간을 거쳐 축구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붉은색 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유니폼 색깔은 단순히 경기장에서 피아를 구분하는 정도가 아니라 클럽 그 자체다. 올드 트래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 구장)에서 하늘색 옷(맨체스터 시티의 홈 유니폼 색깔)을 입는 사람 본 적 있는가? 화이트 하트 레인(토트넘 핫스퍼의 홈 구장)에서 붉은 옷(아스날의 홈 유니폼 색깔)을 입은 사람은 어떠한가? 순식간에 이방인 취급을 당할 것이다. 클럽은 그 클럽의 색으로 하나가 된다. 어떤 말과 행동도 필요 없고 그저 초록색 잔디 위에서 공을 차기 위해서는 공과 색깔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의 새 유니폼 발표 현장

 2012년 2월 13일, 송도 파크호텔에서는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새 유니폼 발표회가 열렸다. 그런데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인천의 색으로 알려왔던 검정-파랑의 유니폼 색이 아니었다.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을 덧붙였다. 구단 측은 2004년의 파란색 디자인을 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천 팬들은 즉각 반발했다. 발표회 현장에서 인천 허정무 감독이 직접 설명을 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이 자리에서 "파란색이 인천의 전통이라고 하는데 누가 정한 것인가?"라고 말하며 "너무 민감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FC 서울의 동향

 인천의 유니폼 발표 이후 인천과 같은 스폰서에게 디자인을 맡긴 FC 서울 팬들은 곧 구단측과 스폰서 측에 문의를 했다. 그 문의 내용은 "우리 디자인도 저렇게 바뀌는 것이냐"는 것. 해당 스폰서는 "인천의 디자인은 본 회사의 의도보다는 인천 허정무 감독의 의중이 많이 반영됐다"며 "FC 서울의 경우 구단의 요청으로 팬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제작중이다"는 답변을 보냈다. 

전통은 누가 만드는 것인가?

 맨 위에서 말했듯, 클럽의 색은 그 클럽 자체다. 오랜 시간 동안 클럽과 함께 해온 색이기에 색은 그 클럽을 인식하는 가장 큰 기호다. 축구를 처음 보는 사람이 당신에게 "어느 색이 맨유야?"라는 질문을 하는 모습을 많이 봤을 것이다. 그렇기에 빨간색이 아닌 올드 트래포드 위의 맨유 선수들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심지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에 대한 애칭으로 '레드 데블스'라는 말도 있다. AC밀란은 유니폼에 '로쏘네리'라는 말을 새겨둔다. '로쏘네리'란 검은색과 붉은색을 뜻하는 말로 이젠 밀란을 부를 때 로쏘네리라는 말을 같이 쓰기도 한다. 축구를 아는 팬들에게 로쏘네리라는 말은 곧 AC밀란을 뜻한다. 색은 클럽 그 자체이며 클럽의 역사라는 말이 과장되지 않은 이유다.
 그렇다면 이런 색의 전통은 누가 만든 것일까? 그 근원은 정확히 알 수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빨간색 유니폼을 쓰기 시작한 지 100년이 넘었다. 그 당시 어떤 당위성에서 빨간색을 쓰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그런 의미부여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전통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관습처럼 내려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통은 누가 바꾸는 것인가?

 그러나 꼭 전통이라고 해서 받아들일 수는 없는 법이다. 인간사,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통을 바꾸기 위해서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전통이란, 오랜 시간 동안 그 집단에 통용되던 것이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통용되던 기호를 버리고 다른 것으로 바꾼다는 것,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예를 들어 한글을 변형한다고 하자. 한글은 560년 역사 동안 한 번도 바뀌지 않았을까? 최근의 경우 주시경 선생이 근대화한 한글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것 역시 변형한 이후 오랜 시간동안 전통과 공존하다 학계와 민중의 암묵적 동의, 공감대 형성 과정을 거쳐 지금의 체계에 이르게 된 것이다.

허정무의 '전통'부정론은 인천 팬들을 우롱한 것

 허정무 감독의 발언이 아쉬운 것은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물론 허 감독이 말한 측면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문제로 유니폼 색을 마음대로 바꿀 만큼 허 감독이 인천에서 어떤 권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 또한 아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감독인 매트 버스비나 알렉스 퍼거슨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 색을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 아마 그랬다가는 세계에서 가장 극성스러운 축구팬을 보유한 잉글랜드 맨체스터가 시끄러울 것이다.
 또한 유니폼 색을 바꾼다고 해서 기존의 색이 '전통이 아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말은 삼가야 한다. 그것은 기존의 색을 응원하던 팬을 우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스날의 경우 이미 밝은 빨간색으로 유니폼 색을 바꿨지만 그렇다고 이전의 색이었던 암적색을 부정한 적은 없다. 실제로 아스날은 하이버리 구장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을 기념해 그 시즌만 특별히 유니폼 색을 암적색으로 바꿨다. 그처럼 아무리 색을 바꾼다고 해서 이전의 색을 무시한다거나 묻어버리는 일을 하지 않는다. 도리어 클럽의 역사로 존중하고 기념할 순간마다 기념한다.
 인천의 색이 검정-파랑인 이유는 다양하다. 인천의 엠블럼에 이미 검정-파랑이 새겨져 있으며 창단 이후로 검정색을 버린 적은 없었다. 창단 당시 상의가 파란색이었지만 검은색을 덧붙였고 바지 색이 검은색이었다. 또한 인천의 서포터즈인 미추홀보이즈는 홈페이지 색부터 응원 복장까지 검은색으로 통일한다. 인천을 응원하면 파란색 아니면 검은색을 택했다. 그것이 인천의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의 정황을 봤을 때 허정무 감독이 이 유니폼 색 변경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과연 허정무 감독에게 이럴 자격이 있을까? 허정무가 아무리 대단한 감독이고 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을 이룬 감독이라고 해서 인천에서 동일한 대우를 받을 이유는 없다. 인천에게 허정무가 내놓은 성적은 시즌 13위. 인천 창단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인천의 그간 역사 중에는 가장 빛나는 2005년의 기억이 있다. 인천은 당시 전후기로 나뉜 리그에서 통합 1위를 고수하며 파죽지세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다. 물론 아쉽게 준우승에서 멈춰야 했지만 어떤 시민구단도 인천의 준우승 기록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인천 팬들이 그 기억과 함께 한 것은 바로 그들이 입고 응원했던 검정-파랑 유니폼이었다. 과연 이 기억을 부정할 만큼 허정무 감독은 성적을 내놓았는가? 아니면 그 성적이 어두운 유니폼 색깔 때문이라고 할 작정인가? 전통을 뒤로 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싶다면 그 전통을 넘어서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아직 허정무 감독의 경우 팬들의 온전한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한다.(물론 팬들의 반응이 간혹 거칠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지만) 또, 조금 강하게 말해 허정무 감독의 경우 인천을 떠나면 그만이다. 그러나 팬들은 인천에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다. 인천의 팬을 자처하는 필자의 지인은 곧 문을 열 숭의아레나에서 선수들을 바라보며 응원할 생각에 시즌 개막만을 기다리고 있다. 술자리에서 농담삼아 자신의 뼈를 묻고 싶다는 말까지 했다.(에스파뇰의 경우 팬들을 위해 신축 구장에 납골당도 지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에게 그만큼 인천에 애착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가? 계약과 연봉을 넘어서 인천의 미래를 위해 내린 유니폼 수정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이 결정은 주제넘어 보이기까지 한다.(허정무 감독에게는 예의가 아닌 말인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다. 이게 팬들에 대한 도의다)

전통은 팬들에게서 온다

 인천은 그동안 많은 스타와 감독을 떠나보냈다. 초창기 인천의 슈퍼스타였던 라돈치치는 성남으로 떠나더니 이제는 수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라돈치치와 더불어 몬테네그로 특급으로 불리던 데얀은 현재 FC서울의 간판 스트라이커가 돼 있다. 스타 뿐인가. 인천의 준우승을 이끌었던 장외룡 감독도 지금 해외에서 감독을 맡고 있다. 장외룡 이후 최초로 인천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던 스타 유병수와 명장 페트코비치도 지금 인천에 없다. 
 이렇게 굴곡진 인천의 역사를 지켜온 것은 바로 인천의 팬들이다. 인천은 시장이 구단주이기 때문에 구단주도 선거를 통해 바뀔 수 있고, 사장도 바뀔 수 있고, 감독도 바뀔 수 있다. 누군가 스타가 됐지만, 스타는 떠나고 또 다른 스타가 그 자리를 채운다. 그렇게 바뀌는 와중에도 바뀌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팬이다. 전통은 팬이 지켜줄 때 전통이 된다. 프로스포츠 구단이 팬 없이 어떻게 운영되나? 전통은 팬들이 인정할때나 전통이다. 곧 떠날 특정인이 함부로 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소 보수적으로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주인도 아닌, 잠시 고용된 사람이 집을 마음대로 뜯어고치려 한다면 집주인 입장에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인천 팬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힌 허정무 감독이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

나꼼수에게 이별을 고하며 - '입진보 논란'에 부쳐 High Society

 흔히들 뒤에서 말만 하고 앞으로 나서지 않는 진보적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입진보'라고 한다. 그 말, 불편한 게 사실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과연 그 정의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것인지 그리고 그렇게 '입진보' 딱지를 붙이는 그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실천을 하기에 그들에게 그런 '욕'을 하는 것인지, 그런 반발심리에서 나온 것이기에.
 최근 '입진보' 논란은 김어준에 대한 진중권의 비판에 몰리는 듯 하다. '너는 필리핀에서 비행기나 타면서 트윗에 몇자 나불대는 주제에 현 정권과 직접적으로 맞서 싸우는 김어준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가 그들의 가장 주된 비판인듯 하다.

MB 정권이 한창 독기를 뿜던 시절, 칼라tv와 진중권

 2008년, 2009년은 이명박 정권의 힘이 가장 강했던 시기다.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반발도 치열했다. 물론, 진압은 간단했다. 경찰력도 어지간히 강했고, 무자비했다. 그 무자비함은 실로 대단해 용산의 불길을 불러왔다. 더 놀라운 것은 피해자들끼리 싸우게 유도하기도 했다는 것. 지금도 경찰 사망자 유족과 철거민 사망자 유족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화해보다는 누가누가 더 피해자인가에 대한 싸움으로 번졌다. 사실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울 필요는 없다. 애당초 그 진압 자체가 무리한 것이었고 시위자는 물론 경찰의 안전조차도 보장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당시를 떠올려 보면, 무슨 전쟁터인가 하는 생각조차 들 정도였다) 진압명령을 내린 주체에 대한 비판이 돌아가야 정상인 상황이 진압명령을 내린 이는 어느새 자리에서 물러나 오사카로 달아났고 피해자들끼리 싸움을 하고 있다.
 용산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하는 이유는 이것이 MB정권의 바닥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정부를 장악한 세력은 일단 반대세력에 여러 방향으로(법적, 물리적, 심리적) 진압을 가한다. 불리해지면 해당 인사를 잠시 뒤로 물려놓고 피해자들을 둘로 갈라놓는다. 그리고 그 뒤를 받쳐주는 보수언론들은 '법질서'를 운운하며 정권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을 정당화시킨다. 용산참사는 이 삼박자가 가장 잘 맞아떨어진, MB정권의 독기가 가장 치솟던 때였다. 광우병 정국으로 위기를 넘겼던 정권이 더 이상 흔들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상식 이하의 수준으로 몰아붙이던 때였다.
 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언론이 바로 칼라tv다. 칼라tv는 광우병 때 진중권이 직접 리포터로 참여한 방송으로 당시 반정권 시위나 특정 사건에 대한 현장성을 가장 잘 보여주던 인터넷 방송이었다. 그 당시 칼라tv의 기록은 아직도 남아 있다. 그 칼라tv의 생생한 현장성과 날카로운 비판 때문이었을까. 진중권과 칼라tv는 극렬보수단체의 백색테러마저 당하기도 했다.

MB 정권 말기, 나꼼수 현상과 김어준

 MB정권 말기에 접어서서는 정권과 여당, 언론이 엇박자를 내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국회의원 보궐선거('분당 우파의 반란')때부터였을 것이다. 여당은 친이와 친박으로 갈라져 분열 양상까지 비췄고, 언론은 동력이 떨어지는 정부를 향해 비판적 입장을 내놓았다. 2009년까지만 해도 찰떡궁합이었던 이들의 컴비네이션은 해체 직전까지 이르렀다.(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의 분당 승리는, 그 반사이익이다) 그리고, 2011년 전국적인 현상에 이르른 정치풍자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가 등장했다.
 나꼼수 현상이 단순히 MB의 레임덕에 맞춰 나온 것은 아니다. 그 이전부터 '나는 꼼수다' 멤버들은 꾸준히 정권 비판적인 방송을 내보냈다. 문제가 있었다면 그들의 입이 그다지 강하지 못했다는 것. 매체가 약한 탓이었다. 인터넷방송은 분명 TV 방송보다는 자유로울 수 있으나 그 매니악한 특성 때문에 tv나 신문보다는 접근성이 강하지 못하다. 김어준이 돌파할 지점은 여기였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팟캐스트였다. 굳이 특정 사이트에 접근하지 않더라도 mp3를 다운로드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방송, 그렇게 등장한 나꼼수는 성공적인 행보를 거듭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더 말하지 않아도 된다. 이들은 '본부'가 없는 까닭에 물리적인 테러를 당할 수는 없다.

김어준과 진중권의 스타일 차이

 이 지점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두 사람에 대한 감정을 접어두고 냉정하게 따지면 김어준은 전략가형 스타일, 진중권은 선비형 스타일이다. 전략가는 이기기 위한 선택을 하고 선비는 옳고 그름을 선택한다. 김어준이 mb가 서슬 퍼렇게 살아있을 때는 사실 힘을 얻지 못했다. 전략적인 지점에서 다소 웅크려 있기 때문이었다. 나름대로의 방향을 찾긴 했지만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었기 때문에 힘을 아껴두는 편이었다.(그러면서 뒤에서 나름의 준비를 철저히 했다. MB가 기를 쓰고 감추려 하는 BBK에 대한 김어준, 주진우의 취재력은 분명 인정해줘야 하는 부분이다. 그것이 결정적 한방을 가지고 있건 있지 못하건) 하지만 진중권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현상을 두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전략적 성공을 위해 선택해야 할 게 없다. 그에게 선택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옳고 그름이다.
 나꼼수가 '디테일'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면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BBK에 대한 부분도 비록 결정적인 증거를 캐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기존 언론에서 그만큼의 취재를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집요한 취재력으로 캐낸 디테일은 김어준의 프레임으로 얼개를 짜는데 성공했고, 매체의 힘을 얻어 정치판에 영향력을 줄 수 있었다. BBK뿐만이 아니었다. 인천공항 매각, 각종 민영화, CNK 주가조작,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비판 역시 기존 언론들에 비해 디테일이 풍부한 편이다.(기존 언론이 디테일한 취재를 못한 것인지, 하고서도 공개를 못했는지의 여부는 잘 모르겠다) 사실 나꼼수의 존재가치가 가장 빛나던 때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봉주' 편이 아니라 시즌 1에 해당하는 1회부터 26회까지다.(사실 지금의 나꼼수는 분열을 불러오는 양상이다) 결정타를 먹여야 하는 때에 결정타를 먹였다. 아마 나꼼수 없이 민주당이 MB를 상대했다면 아마 지금처럼 반사이익을 얻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김어준이 탁월한 책사인 이유는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진중권은 나타나는 것에 집중한다. 그 때문에 취재를 통해 밝혀야 할 이면에 숨겨져 있는 디테일에 대해서는 불리한 편이다. 그렇지만 진중권이라는 사람이 언론사를 소유하고 있거나, 특정 기자와 친밀한 관계도 아니고, 어떤 '팀'을 이루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혹자는 이를 두고 외롭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그것은 그의 방식이기에 뭐라고 할 부분이 아니다. 나타나는 것에 집중한다는 것은 팩트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확실히 밝혀진 팩트를 근거로 삼는다. 사실을 두고 그에 대한 옳고 그름을 말하기에 그의 비판 레이더에는 주로 우파가 포함되지만 좌파 또한 그의 레이더를 피할 수는 없다. 어느 누구도 온전히 옳은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진중권 역시 그러하다. 그렇지만 진중권이 온전히 옳은 사람이 아니라고 한들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없지는 않다. 만일 그렇게 진중권을 비판하고 싶다면 옳고 그름을 지적해야 할 사람은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너머에 있는 신에게 맡겨둬야 하기 때문이다.
 진중권의 이 옳고 그름에 오류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황우석 사태의 전말이 모두 밝혀지기 전에 진중권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황우석 논문조작 여부를 검증한 PD수첩에게 '용기가 지나쳐 만용으로 흐른 모양'이라고 비판하는 입장을 세웠다. 후일 그는 이 부분을 두고 PD수첩 제작진에게 사과를 했다. 그러나 진중권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당시 상황에는 PD수첩에서 진중권에게 어떠한 팩트를 전해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황우석 논문조작을 검증하던 최승호, 한학수 PD는 도리어 진중권에게 '정확한 팩트를 제공해줬어야 했으나 보안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진중권을 이해하는 자세를 보여줬다. 만일 나꼼수가 제기하는 의혹 중 사실로 밝혀지는 부분이 있다면, 그래서 진중권의 비판이 새로 밝혀진 팩트와 다소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 진중권은 당연히 그들에게 사과를 할 것이다. 그는 자신이 그른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이 부분을 오독할 나꼼수 팬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선관위의 DB연동 차단이나 BBK의혹에 대한 결정적 한방을 나꼼수 측에서 아직까지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해두고자 한다. 최근 봉주 5회까지 들은 부분을 말하자면 그들은 디도스는 페이크에 불과할 뿐이다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선관위의 DB연동차단 문제는 로그파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아직까지 밝혀낼 방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당시 투표장 검색에 성공했다는 사람들도 나왔다. 진중권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면 확실한 한방을 제시하면 될 일이다. 트위터에서 아무리 말해봤자, 소용 없다)
 일전에 곽노현 문제로 둘이 간접적으로 부딪힌 것도 이와 비슷하다. 김어준은 전략가적 입장에서 이 사건을 받아들였고 진중권은 선비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받아들였다. 김어준은 '팩트가 어떠하건 동지와 함께 비를 맞아줄 의향이 있다'는 것이었고 진중권은 혹여 동지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부분은 비판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진보진영의 동지의식, 상호비판과 연대

 김어준은 연합에 집중하고 진중권은 연대에 집중한다. 연합이란 집단의 길을 하나로 정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말하고 연대는 각자 갈 길을 가되 협력을 할 수 있는 사안에 서로 협력하는 것을 말한다. 김어준도 진중권도 서로 온전하게 갈라설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 김어준과 연합해 나꼼수 팀의 일원인 김용민은 진중권에 대한 트위터의 비난 여론에 대해 '진중권 선생에게는 여전히 인간적 신뢰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 나꼼수 측에서도 비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용할 의사는 있다. 다만 그 수용 수준이 '네 말은 인정하는데 그래도 내가 옳아' 라는데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들이 아주 갈라설 필요는 없다. 그냥 서로 갈 길을 가면 될 일이다. 
 개인적인 입장을 여기서 첨언하자면 나꼼수식 연합보다는 진중권식 연대가 진보에 더 가깝다고 본다. 연합의 개념으로는 다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 달리는 팀에게 상호비판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 보수적 개념에 가깝다. 어떤 목적을 위해 다원성은 잠시 제껴두고 그것을 위한 것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기 때문이다. 여기서 조금 더 우측으로 나아가면 박정희식 개발독재로 이어진다. 
 반면 연대의 개념으로는 조금 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상호비판과 토론이 존재한다. 그 과정에서 길이 나온다. 물론 멀리서 보면 좌충우돌하는 것처럼 보일수는 있다. 그리고 가까이서 보면 상대방이 내 편이 아닐 것 같다는 감정적 반응이 나올 수 있다. 그렇지만 종내는 그들은 결국 같이 간다. 진보는 다원성을 받아들이는 이들이 하는 것이다. 어떤 하나의 목적과 프레임에 가둬두고 하는 것이 아니다.
 김어준은 최근 논란이 된 '코피 사건'에 대해 "진보진영의 담론이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보고 싶어서 입을 다물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논의는 '사과하느냐 마느냐'에 그쳤다. 김어준은 그 지점에서 논의가 그친게 아쉽다고 말하고 있다. 허나 그 논의가 그 지점에서 그친 책임이 그에게서 온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일방에서 입을 닫는 것보다는 입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들은 그 부분에 대해서 철저히 침묵했고 도리어 비판하는 언론들에 대해서는 폄하하는 발언도 일삼았다. 비록 제도언론에게 한계가 있을지언정 나꼼수가 갖고 있는 한계를 그들이 보완할 수 있는 지점도 있을텐데 그들은 자신들에 대해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서 그 비판에 대한 답변보다는 옆으로 피해가며 그 신문의 논조를 문제삼는 행동을 보였다. 이게 논의를 발전시키겠다는 이들의 의지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또한 사과 논쟁에 대해서 나꼼수 팬들이 다소 폭력적인 반응을 보인 것 또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공지영은 트위터를 당분간 떠나 있다. 모든 비난을 무릅쓰며 나꼼수와 동지의식을 보여줬던 공지영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자신들을 받쳐주는 동지를 떠나보냈다. 이렇게 하나하나 동지를 사안마다 쳐내는 것이 나꼼수식 연합의 한계다. 이렇게 사안이 진행되다가는 끝내 나꼼수와 김어준에 대한 팬덤이 하나의 높은 장벽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니, 이미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나꼼수 팬덤 중 하나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은 알바를 쳐낸다는 명분 하에 강퇴를 남발하고 있다. 그 과정에는 어떤 사안에 대한 발전적 비판을 제시한 이들도 포함돼 있다.

결국 목적지에서 다들 만나게 돼 있다

 비판자를 '알바'나 '입진보'로 매도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그것을 통해 그들은 연대할 부분에서 지원군을 잃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입진보'라는 말만큼이나 무의미한 독설은 없다는 말이다. 지금 그들은 그들만으로도 반MB전선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 가능하다고 여기는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그것은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이 하기에는 부적합한 일이다. 진중권은 여전히 딴지일보의 기고요청을 거부하고 있지만 "가장 큰 위기가 다가왔을 때 꼭 도움을 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이 처음에는 미워보일 수 있으나 그것은 개인의 스타일 차이일 뿐이다. 물론 지금은 루비콘 강을 건넌 것처럼 보이겠지만 끝내 하나의 목적에는 도달하게 된다. 그것이 진보다.
 일단 나꼼수에 대한 언급은 여기에서 마치려 한다. 나꼼수의 팬들이 말하는 것처럼 '비판하는 것은 수구세력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 아니다. 당장은 그들과 대화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각자 갈 길을 가는 것이 좋다. 만일 그들이 제기한 음모론들 중 분명한 사실이 존재한다면 다시 만날 시간이 금세 다가오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조금 시간이 길어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길어질 뿐, 서로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금세 오게 된다. 김어준의 사고방식이 다소 우익적이라 해서 그를 우익으로 밀어내겠다고 하는 것은 감정의 문제다. 본인은 김어준이 우익에 더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의 발언에 대해 다소 감정적인 발언을 하는 것도 있지만 본인이 진보를 자처하겠다면 그것을 말릴 수는 없다. 다만, 그저 비판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모습도 보였으면 좋겠다. 비판이 자학이라는 생각은 버렸으면 좋겠다. 어차피 진보를 추구한다면 그 또한 결국은 올해 말에 만날 목적지는 같을 것이니. 당장 협력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아도, 각자 갈 길을 가다 보면, 방향이 다를지언정 목적지에는 도착하게 돼 있다. 안녕 나꼼수, 잠시 이별을 고한다. 어차피 만날 목적지는 하나이니 부디 가는 길에 미끄러짐 없이 목적지에서 만났으면 한다. 건승을 빈다.


나는 정봉주가 무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매한 상황이다. 인기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를 진행하며 갑자기 유력 정치인으로 급부상한 정봉주 전 의원이 결국 BBK 대법원 상고심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하고 감옥에 수감됐다. 여론은 들끓었다. 새삼 정봉주의 인기가 실감이 났다. 그가 수감되는 날 검찰 앞은 그와 나꼼수의 지지자로 가득했다. 심지어 민주당의 지도부까지 참석하며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그가 입감한 이후로 논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나꼼수의 남은 멤버 셋은 전쟁을 선언했고, 나꼼수의 지지자들은 정봉주의 무죄를 더욱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외신은 그의 입감을 보도하며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나꼼수 측은 계속해서 인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봉주는 정말 무죄인 것일까? 


정봉주도 정치인이다


 BBK는 실소유주라는 개연성이 충분한 이명박 대통령이 주가조작에까지 관여했는지는 확증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논점이 되는 부분은 여기다. 다들 이명박이 비비케이의 실소유주라고 믿을 만한 개연성과 증거는 존재한다.(광운대 동영상) 문제는 주가조작이 일어난 시점에 이명박이 과연 비비케이를 소유하고 있었느냐, 거기에 직접적인 개입이 일어났느냐의 여부다. 정봉주는 여기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다. 물론 본인은 상당히 자제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박근혜 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비교했을 때다. 

 그런데 검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정봉주는 과연 어떻게 진술했을까? 나꼼수에서 얘기했던대로 비비케이의 실소유주가 이명박이며 주가조작까지 관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을까? 법원 판결문을 보면 '피고인 또한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부분이 나온다. 정봉주가 나꼼수에서 '비비케이가 가카의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말과는 다소 다른 부분이다. 

 물론, 의혹을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더는 증명될 수 없는 의혹이라면 그것은 무책임한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특검에서 계좌를 전부 털었다. 그럼에도 개연성이 존재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혹자는 검찰을 어떻게 믿느냐고 말하지만 당시는 검찰이 가장 정치권력에서 자유로웠던 참여정부 때였다. 더군다나 특검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이뤄진 것이었다. 그럼에도 의혹이 있다, 혹은 친한나라당 성향의 검사가 수사과정에서 결정적 증거를 덮었다고 한다면 그것을 찾았어야 한다. 탐사보도 최고봉 주진우와 비비케이 저격수라는 정봉주가 그것, 검찰에서 덮었다고 믿고 싶은 숨겨진 계좌 혹은 돈줄을 찾고 법정에서 증거로 내밀었다면 정봉주는 무죄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그것이 없다는 것이 확실한 이유는 정봉주가 판결을 받을때까지도 계좌에 문제가 있다는 결정적 증거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원이 정봉주의 행위가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화분과 명함과 같은 증거능력이 모자란 것들을 방송에서 계속 말하는 것이다.  

 물론 이명박이 좋은 대통령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리고 나꼼수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거의 대부분 맞다.(자원외교, 교회와의 유착, 인천공항 민영화 등) 그러나 비비케이 문제는 그렇지 않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는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80%의 옳은 말을 한다고 할지라도 나머지 20%를 맞다고 할 수는 없다. 사실 나꼼수의 영향력이 극대화된 부분은 서울시장 재보선 때였다. 비비케이 이야기를 하던 1회 때는 영향력이 미미했다. 서울시장 선거가 격화되고 홍준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출연 등이 세간의 화제를 모으면서 주목을 제대로 받게 됐다. 그리고 다시 나꼼수는 정봉주의 판결 날짜가 다가오자 비비케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이 지점이다. 나꼼수가 여러 이야기를 돌고 돌아 다시 비비케이로 온 이유는 간단하다. 주목받지 않았던 열린우리당 탄돌이 의원 정봉주가 내밀만한 유일한 '의정활동'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증폭시키면 시킬수록 정봉주는 입이 더욱 커진다. 그의 용어를 빌리자면 '깔때기'가 점점 커지는 것이다. 김어준 역시 마찬가지다. 황우석, 심형래 이후로 위축됐던 자신의 입김을 살리기 위한 방책이다. (주진우는 이 사건이 아니더라도 여러 특종을 보도한 기자였으며, 김용민의 경우 직접적으로 비비케이를 건드리지 않았으니 논외) 정봉주 역시 정치인이다. 무엇으로든 자신을 알리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정치인이라는 뜻이다. 김어준 역시 필자는 정치인에 준하는 인물로 보고 있다. 지금도 이미 여러 정치인들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의 한마디에 벌써 민주통합당 당권 후보들이 하나같이 정봉주를 구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불편한 사실은, 그가 무죄라는 주장이다. 벌써 양심수로 격상된 그를 가장 냉정하게 말하자면 '법원을 납득시키고 상대를 한방에 처리할 수 있는 Silver Bullet도 없이 저격수를 자처한' 부풀려진 정치인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명박이 설사 비비케이의 실소유주이며 직접 주가조작에 관여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증명할 명백한 증거(계좌)가 없으므로 그는 무능한 정치인에 해당하는 것이다. 사실 증명할 자신이 없었으면 적당한 선에서 멈출 필요가 있었다. 박영선 의원도 그렇게 권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표현의 자유와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피해 사이에서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은 부분적으로 봤을 때 수정될 필요가 있다. 상당히 애매하기 때문이다.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할 경우, 그것이 상대에게 실질적으로 얼마나 피해가 갔는지 계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것을 통해 개인이 할 말을 막는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에 해당한다. 두개의 가치가 충돌하는 것이다. 

 흔히 미네르바는 무죄인데 왜 정봉주는 유죄인가를 묻는다. 미네르바의 글은 타겟이 없다. 문제가 됐던 글로 과연 강만수 장관의 명예가 훼손됐을지의 여부가 불투명했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그의 글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외환 손실이 타당한 주장인지도 증명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무죄를 받은 것이다. 더군다나 미네르바의 말은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증명되기까지 했다. 거기다가 미네르바는 전기통신법 문제며 정봉주는 선거법 문제다. 앞서 타겟이 있다 없다를 따진 것은 이 때문이다. 미네르바는 특정인을 목적으로(미네르바가 강만수를 장관 자리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그 글을 쓰진 않았다) 하지 않고 거짓말(이 아님이 증명됐지만)을 했다는 혐의를 받았으며 정봉주는 특정인을 목적으로, 이명박의 낙선을 목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혐의를 받은 것이다. 이 둘은 분명히 다르다. 미네르바의 경우 그 법 자체가 상당히 추상적이고, 한 개인의 글이 국가의 재정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기 때문에 전기통신법에 있는 허위사실 유포는 없어져야 타당하다.

 그렇다면 정봉주의 경우는 어떨까? 결론적으로 말해 정봉주는 유죄에 해당한다. 그러나 과연 정봉주가 그 정도의 형량을 받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사실 정봉주가 '정치적 사형선고'라고 말하는 10년간 피선거권 박탈을 받을 정도로 이명박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그 정도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또한 비비케이 의혹을 제기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정봉주는 지나치게 과도한 형을 받았다는 인상은 줄 수 있다. 

 더군다나 이명박의 경우 정봉주의 초점 놓친 저격 덕분인지 국민들의 당시 지지도가 워낙 압도적이었는지 대통령에 수월하게 당선됐다. 물론 선거 당사자들이야 손에 땀을 쥘 지는 모르겠지만 2007 대선은 이미 100일 전부터 끝이 보이는 싸움이었다. 그렇기에 정봉주의 공격이 얼마나 데미지를 입혔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실질적 피해가 없다느 점을 감안해서 형량을 정할 필요가 있었다. 이것으로 정봉주의 피선거권이 박탈되기에는 너무 미미한 사안이다.(물론 비비케이 사건을 증폭시킨 것은 정봉주 본인이지만) 그런데 현재 공직선거법의 경우 허위사실 유포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다. 따라서 허위사실 유포의 경우 벌금형을 받아도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것은 똑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 정도에 따라 정상참작이 가능하도록 벌금형 수위를 낮추는 선에서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무죄가 아니지만, 처벌은 가혹하다'는 주장이 탄압받는다


 문화평론가 진중권 전 중앙대 겸임교수는 위와 유사한 이유를 들어 정봉주는 무죄라고 말할 순 없으나 그의 처벌이 가혹하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 주장 때문에 나꼼수의 팬들로부터 악성 멘션에 시달리고 있다. 진중권은 꾸준히 정봉주는 결정적 증거 없이 비비케이 의혹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는 나꼼수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주장은 도대체 왜 탄압받는 것인가? 진중권의 비판에는 합리적인 구석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난과 조롱에 시달리고 있다. 정작 본인은 별 거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그들의 비난은 분명 도를 넘고 있다. 이는 나꼼수를 통해 형성된 반 이명박 전선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유라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냉정한 분석이 '재수 없기' 때문이다. 잘 나가는 특정인에 대한 딴지걸기로만 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눈에는 합리적 비판이 보이지 않는다. 이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김어준과 정봉주의 '감정 위주의 선동'이 자리잡고 있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감추고 유리한 내용은 증폭시키면서 대중을 사로잡고 나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혹자는 대중이 가장 현명하다고들 한다. 그러나 대중은 현명하기도 하나 아둔하기도 하다. 대중의 이런 이중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성의 합리적 비판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한국사회처럼 한쪽으로 쏠리는 양상을 보이는 사회에서 그 합리적 비판이 설 자리는 없어보인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자


 어쨌든 정봉주가 구속된 것은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 한국의 현실을 보여준다. 그의 저격이 합리성이 결여된, 증거 불충분의 의혹제기에 불과했다고 할지라도 실질적 피해가 없는 이상, 그 처벌이 정상참작 없이 지나치게 가혹한 것은 분명 사실이다. 아마 외신에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는 것은 이명박 집권 4년동안 정권에 비판적이던 의견이 여럿 검찰 수사와 구속을 겪는 것을 그동안 지켜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법 집행은 신중해야 한다. 지금처럼 집행된다면 특정 비리 정치인에 대한 의혹제기와 검증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공적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라도 선거법에 대한 부분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봉주가 무죄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또한 정봉주가 대중이 믿는 것처럼 그렇게 훌륭하고 양심적인 정치인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포용이 필요하다. 누군가에 대한 비판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재수 없다', '묻어간다', '씹어서 뜨려고 한다'는 감정적인 대응은 분명 또다른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행위다. 만일 그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된다면 제대로 된 논거를 들고 반발해야 한다. 그것이 '토론'이고 민주사회의 근간이다. 진중권과 나꼼수 팬들의 트위터 공방이 토론인지, 한 사람에 대한 이지메인지는 간단하다. 토론의 경우 자신의 논지가 틀렸다면 깨끗이 인정한다. 그러나 이지메의 경우 토론에서 밀리면 뒷방으로 가 그 사람의 뒷담화를 하기 바쁘다. 깨끗한 승복을 하지 못하는 비겁한 행태인 것이다. 그나마 진중권이기에 망정이지, 다른 사람이 이런 주장을 했다가는 그 비난의 수위에 넌덜머리를 내며 더 이상 의견 제시하기를 포기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내 표현의 자유를 지키며 말한다. 정봉주는 무죄가 아니다. 다만 그의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선거법 개정을 지지할 뿐이다.


정봉주? 이딴식으로 나오면 낙선운동 ㄱㄱ High Society

 그러니 진중권, 고성범 이런 사람들은 평론가라고 치지도 않아.”(나꼼수에 대해 황색 저널리즘, 저질 방송 등으로 폄하하는 이야기들에 그는 대꾸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진중권씨가 ‘너절리즘’이라고 씹던데 씹긴 뭘 씹어. 그 사람은 그냥 우리한테 묻어가고 싶은 거야. 우리를 도발해서 덩달아 뜨고 싶은 거지. 그런데 대응을 안 하니까 미치는 거야. 진중권은 진보 진영에서 자기가 최고의 이빨인 줄 알아. 그런데 그게 무슨 이빨이야. 우리가 보기에는 허접하기만 해.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묻어가는 새끼들이 싫으니까. 그거 무임승차하는 거잖아. 우리가 왜 그 사람 돈 벌게 해줘. 바보야 바보. 기사에 진중권은 바보라고 꼭 써. 우리가 대응할 줄 알았다면 우리의 수준을 모르고 있는 거지.

수를 다 읽고 있다는 건가 그건 내가 읽는 게 아니라 트위터 보면 더 잘 알 수 있어. 다들 그래. 진중권이 묻어가려고 하는데 대응하지 말라고. 자기가 자기 영역 개척해야지. 나꼼수가 마음에 안 들면 대응할 수 있는 걸 내놓으란 말이야. 황색 저널리즘 아닌 고상한 걸로 자기가 하면 되잖아.

진중권 씨와 친분은 좀 있나 전혀 없어.

정치 성향이 비슷한 줄 알았는데 성향이 비슷하면 우리를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지. 누구든 비판해서 뜨고 싶은 마음에 피아 구분을 못하고 공격하는 거야 지금. 그 사람도 예전에 인터넷 방송 ‘컬러TV’인가 뭔가를 했어. 그런데 재미 없으니까 결국 망했잖아. 세상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땐 이유가 있는 거야.

-> 여성중앙 인터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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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를 한번도 안 듣고 왔더라고. 기자분이. 그래서 '꼼수도 안 들었으면 취재하지 마라' 하고 인터뷰를 중간에 끊었어. 그래서 킬 된줄 알았는데 중간까지 했던 내용이 기사로 나왔더라고. 출판사에서 책이 나와서 매체를 잡았어. 근데 문제가 된 건 칼라tv에 대한 얘기인데, 어쩌다 보니 칼라tv에 대한 디스가 되어버렸어. 웃을 일이 아니라 그분들이 기분이 나빠하더라. 사과하겠다."
"나는 칼라티비가 안하는 줄 알았어. 꼼수 말고 다른 매체들이 있지 않느냐 그게 왜 인기를 끌지 못하는지에 대해 묻길래 '재미 없어서 망했다'는 투로 대답을 했었다."

-> 정봉주 해명(나는 꼼수다 3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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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이 한동안 꼼수다를 통해서 오디오 방송매체에 친숙하다가 오디오의 어감 표현을 빼버리고 페이퍼에 나오면 기분이 나쁘고 무지하게 다른 얘기가 되어버린다."
-> 김어준

"의원님이 얘기할 때 뭐가 농담이고 뭐가 진담인지 아는데 조중동이나 보수언론은 의원님의 워딩을 따서 자기들이 필요한 데다가 끼워맞춘다."
-> 주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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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른 매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자가 물어봐서 칼라티비를 얘기했다고?
-> 기사 내용에서 기자는 진중권에 대해서 물었고 정봉주가 진중권에 대해서 언급하다가 칼라tv가 나왔는데??

2. 녹취를 땡겨와서 기사를 썼다? 칼라티비가 부각됐다?
-> 칼라티비가 부각된 게 아니라 애당초 기사의 목적은 진중권 대 정봉주였다. 거기서 정봉주가 칼라티비를 걸고넘어지고 진중권이 '칼라티비는 내 것이 아니고 난 객원리포터에 불과했다. 칼라티비 분들이 괜히 휘말려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칼라티비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기사가 칼라티비를 부각시킬 목적은 없었다. 전적으로 당신 워딩에서 비롯된 일이다.

3. 워딩을 이용해서 정봉주를 관광한다?
-> 그러니까 인터뷰 하지 말랬잖아 병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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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정봉주가 여성중앙이 중간에 인터뷰를 중단했으면 전체 녹취록을 공개하도록 했으면 좋겠다. 이 문제는 애당초 정봉주가 진중권한테 모욕적인 언사를 하면서(묻어가는 새끼, 진중권은 바보라고 꼭 써라 등등) 시작된 일이므로 나꼼수에서 언급하지 않은 진중권에 대한 사과도 필요하다. 

아울러 이딴 식으로 그냥 좋은게 좋은거로 넘어가게 냅두지 않을 것이다. 정봉주 이런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놓고 총선 나가겠다고? 대법 무죄 판결 나고 나면 보자. 인기 좀 얻으니까 뵈는 게 없나?

괴로운 그 이름, 기자 Broadcasting

 기자라는 존재는 언제나 괴로운 직업이다. 작가보다도 더 괴로운 직업이다. 작가는 글을 써서 피드백을 받는 기간이 꽤 길고 가랑비에 옷 젖듯 시나브로 다가온다. 게다가 작품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해결해주지만, 기자가 쓰는 기사는 순식간에 반향을 일으키며 피드백 또한 순식간에 엄청나다. 무엇보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그 현상은 더욱 강해졌다. 게다가 그런 일을, 작가와 달리 기자는 매일 해야 한다. 매일 기사로 취재로 자신의 글이 대중에게 평가받으며 피드백을 받는다. 그렇기에 기자라는 직업이 늘 이성적일 순 없다. 일단 기사 쓰는 과정이 하나하나 중노동이 아닐 수 없다. 팩트에 대한 취재가 필수적이고 그것을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팩트에 대한 진위여부 논란 또한 기자를 늘 따라다닌다. 그렇기에 특종 대마왕들에게 따라다니는 건 늘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송사들이다. 아마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기자들은 대부분 송사의 꼬리표를 여럿 달고 다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들도 늘 실수를 할 수 있는 법이다. 탐사보도의 쾌거와 저질 폭로의 선을 늘 오가는 이들이 바로 기자들이다. 그들이 가진 기자로서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그들도 인간이며 글장이들의 3d 업종이 기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24시간 사건과 함께 하며 취재를 해야 하고, 취재원들의 진심을 끌어내기 위해 원하지 않는 술도 신나게 마셔야 한다. 그렇게 하루하루 써내는 원고지 6매 내외의 기사들은 한번 삐끗하는 순간 비난의 십자포화에 휩싸인다. 월급이라도 많으면 모르련만, 그렇게 일하고 버는 돈이 보통 월급쟁이 수준이거나 그보다 못한다. 기자가 기자로서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은 진실을 취재하는 기자라는 자긍심 뿐이다.(물론 그걸 팔아먹어 편하게 기자'질'하는 인간이 많다는 것 인정한다.)  

탐사보도의 쾌거와 저질 폭로의 사이에서

 '나는 꼼수다'에서 부끄러움을 담당하는 주진우 기자가 에리카 김을 열심히 취재한 결과물 중 하나인 '눈 찢어진 아이'가 '나는 꼼수다' 콘서트에서 언급됐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은 '그게 대체 BBK와 무슨 관계냐. 결정적 한방도 없이 사생활 물고 늘어지는 것은 뭐하는걸까. 주진우는 너절리즘 그만 하라'며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어느 블로거는 '감히 주진우 기자에게 너절리즘이라니. 내곡동 문제부터 온갖 성역에 열심히 취재하는 기자에게 그 무슨 말이냐'며 진중권을 힐난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1류 저널리즘과 3류 너절리즘은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다. 그게 기자의 세계다.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기자는 늘 허위사실 유포죄로 송사에 휘말리곤 한다. 게다가 내곡동 문제와 눈 찢어진 아이는 별개의 사안이다. 내곡동 문제를 세상에 공개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해서 이런 저질 폭로까지 감싸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꼼수다'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나경원 후보의 네거티브 논쟁에 박원순 후보가 밀리는 경향을 보이자 정봉주 전 의원을 앞세워 나경원 후보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역공에 나섰다. 이는 나경원 후보에게 큰 타격을 줬고 박원순 후보의 표를 결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 때문인지 '나는 꼼수다'는 다소 승리에 도취된 느낌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주진우 기자도 거기에 휩쓸린 건 아닐런지.

선을 긋는 이성, 선을 넘는 감정

 본디 이성은 선을 긋는 법이고 감정은 선을 넘어가는 법이다. 감정과 이성의 밸런스가 붕괴되고 감정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순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이겨야 직성이 풀리게 된다. '나는 꼼수다'의 방향성이 최근 그렇게 가는 듯 하다. 잘못하면 폭주한다. 그렇다고 '나는 꼼수다'의 유쾌함까지 잃을 수는 없는 노릇. 게다가, 그네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선을 긋고 방송을 할 리도 만무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옆에서 적절히 비판해줄 사람이 필요한 법이다. 누구에게나 비판은 필요한 법이고, 그것이 쓰더라도 받아들여야 하는 법이다.
 문제는 '나는 꼼수다'의 출연진 대부분은 그런 비판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지만(비판을 취사선택해 수용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다) 문제는 '나는 꼼수다'에 매료되어 그들의 말을 전적으로 따르는 이들이다. 지금 현재 진보진영에서 '나는 꼼수다'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 진중권 교수를 제외하고는 별로 없는 듯 하다. 게다가 '나는 꼼수다' 출연진 중 김용민은 트위터에서 진중권 교수를 비난하는 팔로워의 말에 대해 '저는 그분에 대한 인간적인 신뢰를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라며 진 교수의 비판에 대해 감정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긍정적이다. 분명히. 그러나, 지금 눈 찢어진 아이에 대한 폭로까지도 저널리즘의 발로라는 말을 차마 하지는 못하겠다. 이것은 사생활 문제이며 정계의 불문율 중 하나인 '배꼽 아래의 일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문제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작년 종영된 드라마 <대물>에서 조배호(박근형 분)가 숨겨둔 딸 장세진(이수경 분)에 대해 강태산(차인표 분)에 의해 폭로되자 격분하며 했던 말이 바로 이 말이다. 이것이야말로 저질 흑색선전의 대표적인 예이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불륜은 개인적인 문제이며, 이는 이제 법으로도 처벌이 불가능하다. 그저 가십거리에 불과한 일일 뿐이다. 이것이 주진우 기자가 최근 터뜨린 내곡동 사저 건과는 전혀 다른 문제인 이유다.

괴로운 그 이름 기자여, 힘을 내라

 그럼에도 나는 주진우 기자를 여전히 언론인으로서 존경한다. 그가 이번에 폭로한 일까지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동안 그가 성역없이 취재하며 거둔 쾌거를 알고 있기에 이번 폭로에 대해서는 비판하지만 기자로서의 주진우는 여전히 믿을 만하는 것도 알고 있다. 그저 주진우 기자가 다소 선을 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만 비판할 뿐, 그가 이 일을 통해 3류 너절리즘 기자로 등극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저 최근 그가 지나치게 많은 짐을 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이 걱정될 뿐이다. 아마 본인도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인터뷰 할때마다 늘 '그만둬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 게다.
  주진우 기자에게 그를 닮은 기자가 되고싶다는 멘션이 오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 기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늘 하는 대답이다.'라고 답했다. 그것은 그가 느낀 기자로서의 괴로움을 함축하는 한마디일 것이다. 아마 그 멘션을 보낸 사람은 그러나 기자를 택할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고. 필자 또한 여러번 다시 생각해보라는 기자들의 조언을 들었고, 직접 기자로서 활동도 해 봤다. 학생기자 시절 활동이 지지부진한 총학생회를 향한 저격수로 나서 비판을 가했더니 '학교측의 어용기자'라는 욕도 얻어먹어봤다. 그렇기에 주진우 기자가 느낄 기자로서의 그 괴로움을 십분의 일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이번 건에 대해서는 비판의 대열에 서 있지만, 여전히 나는 주진우 기자를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P.S : 아울러 나꼼수에 취해 자져력을 잃은 이들에 대한 글은 여기서 쓸 게 아니기에 나중에 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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